옥천동협소주택

이미지 없음

서울 서대문구 옥천동

다중주택 및 근린생활시설

명왕성...작지만 밝게 빛나는 별

이 프로젝트는 건축주 부부가 ‘명왕성’이라는 이름을 가져오면서 시작되었다. 적은 예산으로 산 협소한 땅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은 별처럼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건축주 부부는 최상층에 거주하고 아래에는 임대세대가 거주하게 되는데 이 지역의 주 거주 수요층은 인근 병원의 근무자들로, 합리적인 임대료로 작지만 나만의 안락한 공간을 찾는 1인 거주자였다. 주로 여성이 많고 업무특성상 늦은 밤이나 새벽에 퇴근하는 일이 많다는 점에서 안전에 대한 고민이 특히 요구되었다.

부지 앞을 지나는 독립문로는 서대문에서 독립문으로 이어지는 비교적 큰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배면의 기존 주거지역은 골목골목으로만 이어지는 좁고 그늘진 모습이어서 부지의 전면과 배면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띄고 있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부지 내에 기존 주거지역과 독립문로를 잇는 길을 조성하여 인근 주민들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생활할 1인 거주자들도 밝고 안전한 골목을 걷도록 하였다.

부지는 구도심의 저층주거 밀집지역에 위치하여 도심권으로의 접근이 매우 빠르고 인근에는 시장, 지구대 등이 있어 편리하고 안전한 주거생활이 가능한 곳이다. 그러나 전면도로의 소요 폭 확보가 필요하고 배면도로와 부지의 최대 고저차가 약 2M인 상황으로 부지 형상에 맞는 적절한 배치 및 단면계획이 요구되었다. 특히 비정형인 대지가 정북일조사선제한까지 심하게 받으면서 건축가능 용적률에 한참 못 미치는 규모 안에서 임대세대와 주인세대의 독립적이고 쾌적한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주요 이슈였다.

계획에 제약조건이 되는 일조사선제한으로 인한 경사면은 지붕으로 활용하여 인왕산을 바라볼 수 있는 다락을 조성하였고, 각 세대의 채광을 극대화하기 위해 남향세대는 남향 창을 최대로 하고 동향세대는 발코니를 두었다. 충분한 환기를 위해서는 남쪽의 산으로부터 내려오는 바람을 집 안으로 들이기 위해 적절한 개구부 배치를 통해 바람길을 조성하였다.

부지의 주변은 오래된 주거지역이 대부분 그렇듯 적벽돌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새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벽돌로 마감하되 색을 다르게 하였고 벽돌 고유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그 외 재료의 사용은 최소화하였다. 발코니의 난간 부분은 벽돌의 쌓기를 달리하여 난간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내부의 빛을 은은하게 드러내는 디자인 요소가 되었다. 또한 입면의 창들은 내부공간의 기능에 맞으면서도 크기를 다양하게 하고 일률적인 배치를 피함으로써 건축물의 사방에서 다양하게 빛을 밝히는 창이 되게 하였다. 지붕의 경사면은 기능적인 이유로 리얼징크를 사용하였지만 지상에서 볼 때는 건물 전체가 하나의 매스로 느껴지도록 지상레벨에서 보이는 리얼징크 마감을 최소화하였다.